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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내는이 : 김영애 서교사
일시 : 2009년 9월 30일 수요일 오후 10:26
제목 :  선교지 소식입니다.(9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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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의 이야기



딸 아이한데서 전화가 왔다
“엄마 곧 추석이예요 맛있는것 잡수세요 용돈 보내어 드립니다”
한국은 벌써 가을이라 제법 서늘한 찬 기운이 한 여름에 지친 몸을 풀어 준단다
“ 아 가을이구나 ” 가을! 멀고먼 나라의 옛날 이야기 속에서 듣던 계절 같다
계절을 잊고 산지 벌써 10년이다
일년 열두달 365일 푹푹 찌는 폭염속에서 시퍼렇다 못하여 검푸른 초록색에
온통 둘러 쌓여 칙칙 늘어져 있는 바나나잎이며 높다랗게 달려있는 야자수열매며
처음에는 한폭의 그림같이 푸르른 열대지방의 정경이 아름다웠는데
10년째 변함이 없는 똑같은 환경속에서 살다보니
마치 짙푸른 그림속에 내가 갇혀 버린듯 무료함과 권태로움을 느낀다

내 땅의 그 흙이 그립다 봄이면 꽁꽁 언 땅에서 새 순을 내고
여름이면 뜨거운 태양앞에 벌거벗고 즐기는 물놀이
가을이면 여름내내 푸르렀던 산천초목들이 화려한 치장으로 옷갈이 하는데
자꾸만 높아가는 하늘을 닮아 꿈이 여물어지고
그리고 겨울이면,,,,,,,, 들과 산은 고요속에 갇혀 버린듯 긴 침묵을 지킨다

여기는 계절이란 말이 없다
비가 오는 우기철과 그리고 비 한 방울 나리지 아니하는 건기철로 나뉘인다
항상 똑같은 더위에 묶여 살다보니 시간의 흐름을 모른다
그런데 벌써 추석이라니 달력을 보았다 정말 추석이 코앞에 닥아 오고 있구나
아이는 계속 말 한다 “엄마 맛 있는것 잡수세요 그리고 필요한것 말씀 하세요 ”
보내어 드릴께요 “ 글쎄? 내게 필요한것이 무엇일까?
시절이 얼마나 좋은지 딸이 070 이란 전화를 설치하고서는 매일같이
문안 전화를 한다
가만히 앉아서 아이들 손주들 전화를 받는데 070끼리는 공짜란다

옆에 있는 남편에게 넋두리 비슷하게 말을 건넸다 “송편이 먹고 싶네요”
여기에 송편이 있을 리가 없다
한국 사람들이 많이 사는 마닐라에는 떡집만이 아니라 한국을 옮겨 놓은듯
없는것이 없다는데 ,,,,,여기 일로일로는 시골이라 아쉬운것이 많기는 하지만
태풍조차도 살짝 피해가는 조용한 교육도시이다

나이 많은 엄마아빠 입맛에 맞으랴 이것저것 아이들이 올적마다
보따리 보따리 사들고 비행기로 갖다 날라 논 한국 식품들이 아직도 있는데
왜 하필이면 없는 송편생각이 날까
참새도 해가 지면 제 집을 찾아 간다는데 ..... 아무래도 나이탓인지
내 땅에서 어릴적부터 먹어 온 먹거리들이 그립구나
한국서 가져 온 된장을 보글보글 끊여도 그 맛이 아니다
음식은 물맛에서 좌우 된다는데
물이 달라서 그런가 아니면 내 입이 까다로운가
식탁에서 느끼는 고독감 ,
아미 이런 까탈스러운 증상을 노인증세라고 하겠지

그러나
심혈을 기울려 개척한 7교회를 바라보며
황무지에 장미꽃이 피듯 그 교회들을 향하신 하나님의 계획들이
이루워져가는 것을 보노라면
넋두리는 사라지고 다시 새 힘이 쏟는다
하나님의 일이 아니었더라면 그 좋은 내 고향 뒤에 두고 왜 이런 고생을 할까
누가 억만금을 준다고 하여도 거절 하였을것이다

젊은 선교사들처럼 활발하고 큰 소리나는 사역이 아니라
연륜에 맞게 조용 하면서도 깊게 사역은 진행되어 가고 있다
함께 살면서 부모의 사역을 도와 제자학교를 세우며 사역을 이끌어가고 있는
딸 은복 선교사는
지금 세부 Y M 켐프에 가서 세계각처에서 모여든 훈련생들과 함께 공동생활을
하며 교육을 받고 있다
문화와 관습과 언어와 피부 색깔이 달라도 주의 이름으로 한 성령안에서
공동체 생활을 하며 열방으로 나아가기 위하여 함께 기도하며 말씀을 나누며
훈련을 받는 과정을 통하여 보다 성숙한 지도자로써의 자질을 갖추기를 소원한다

교회 청년들이 이제는 훌쩍 키가 자라며 아이 때를 벗드니 대학생이 되고
이제는 선교사를 도와 교회 일을 곧 잘한다
저들도 장차 꿈이 선교사가 되는것이란다
사람을 키우며 주님의 제자를 키우며
주님의 꿈을 키우며 주님의 주님을 닮아 가고져 이 땅에 묻히어 사는데
하얗게 바래져가는 거칠은 머릿결
태양에 거슬린 거무틱힌 피부
겉 사람은 참으로 볼품없이 후패 되어가지만
속사람을 치장하는 주님의 말씀들이 있기에
우리 부부는 이 땅을 떠나지 아니한다

매일 밤마다 우리부부는 마주 앉아 예배 드린다
세상에 알려지지 아니한 작은 마을 일로일로 한켠에서 온 세계를 끌어안고
기도 할수 있는 놀라운 축복을 주신 하나님앞에 머리를 숙인다

“엄마 곧 추석이 닥아오는데 엄마 아빠 맛있는것 잡수세요”
노부모를 멀리 둔 자녀들의 애틋한 마음을 주님은 위로 하시겠지 ........

                                            선교지에서   김 영 애 선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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